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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vus Amorː
"벌써 그런 계절이 오는구나…" 수업이 끝나고 짐정리를 하다가 창 밖을 바라본 것 뿐이었다. 꽃이 피려는 듯 꽃봉오리에서 작고 알록달록한 색이 꿈틀거리고 있는 꽃망울을 보고 여자는 읆조렸다. 이 계절은 아직 낮설다. 23년을 경험해 온 것이라고 해도 여자에게 있어 봄은 그다지 내키지 않는 일로만 가득한 계절이다. 모두들 꽃이 예쁘다, 좋다 할 무렵에 어리던 여자는 꽃가루 알레르기로 심한 고생을 해야 했고, 조금 큰 여자는 아버지의 부재를 겪어야 했으며, 더 큰 여자에게는 친척들과의 절연이라는 쓰디쓴 경험을 해야만 했다. 그러니까 여자는 사람들이 봄이 왔다고 따뜻해졌다고 하는 감각을 실상 잘 모른다. 단지 아는 것은 아, 따뜻해졌구나. 곧 있으면 아버지 제사네. 올해는 절연한 친척들과 마주치지 않고 무사히..
청년은 아침에 일어나서 조깅을 하고 들어오니 책상 위에 낮선 선물상자가 놓여 있었다. 청년은 선물상자를 집어들며 골똘히 생각하다가 리본 옆에 놓여져 있는 네임카드를 보고는 그제서야 선물상자에 대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맞다." 네임카드에는 'Happy Birthday!'라고 쓰여있었다. 오늘은 청년 자신의 생일임을 기억해냈다. 사실 청년에게 있어서 생일은 덧없는 것과도 마찬가지였다. "이걸 매년 챙겨주다니, 별로 의미가 없는데." 청년 자신은 고아다. 고아원에 있을 적에 들은 이야기라고는 그를 발견했을 때 모포에 육아수첩만이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그 육아수첩 앞에 '강 설랑'이라는 청년 이름과 '1989년 02월 12일생'이라는 것이 적혀 있어 그의 이름은 '강 설랑'이 되었고 태어난 날자가 '19..
여자는 핸드폰의 폴더를 한 손으로 능숙하게 닫는다. 그러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핸드폰을 침대에 툭 던져 놓는다. 그리고 나서 여자는 침대에 몸을 던지듯 눕고는 손을 뻗어 근처에 있는 책을 집어 읽었던 페이지부터 새로 읽기 시작했다. 얼마 읽지도 않았는데 그녀의 근처에 나뒹굴던 핸드폰에서 진동이 일어난다. 그녀는 읽은 곳에 책갈피를 해서 책을 고이 접어두고 팔을 뻗어 핸드폰을 집어 폴더를 연다. 아까 보내던 이와는 다른 이가 보낸 것이었는지 그녀의 표정은 약간 귀찮아하는 것이 또렷이 보였다. ─오늘 날씨가 제법 쌀쌀해서 계속 이불 안에만 있게 되네요, 이화누나 발신처를 보니 '강 설랑'이 보낸 문자였다. 처음 만나고 나서 이제까지 만난 적이 없었지만 그 때 서로가 헤어지기 전에 연락처를 주고 밭아 놓은 것이..
하늘에서 하얀색의 미려한 가루가 유아한 자태로 살며시 춤추며 그 자신을 치우느라 힘든 사람들은 모른 체 온 세상을 마치 자신이 지배하는 듯이 하얀색으로 변모하여 나간다. 하얀 머리카락의 한국인 답지 않게 피부가 하얗지만, 키가 크고 체격도 다부진 청년은 그런 바깥을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바라보며, 약간 연하게 타서 마시고 있는 아메리카노를 한 입 홀짝 댄다. 사실 그 청년은 눈 오는 날을 굉장히 좋아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발자국 혹은 고무재질의 바퀴가 왔다갔다 하며 까매지는 것과, 눈을 치우는 것, 그리고 햇살에 의해서 눈이 흔적도 없이 녹는 것이 그에게 있어 못 미더웠다. 단지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의 흑요석과도 같이 아름답고 짙은 그 눈으로 눈이 내리는 황홀한 광경을 바라보며, 온 세상이 하얗게..